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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술에 진탕 취해 있는 가장 믿음직하지 않은 어른(사키리 피셜), 나나리의 존경을 받는 숨겨진 힘을 가진 보스, 남들 눈엔 신비롭게 보이는 에이본의 점주.
지금은 개구리 모양의 미용 기기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손님, 안목이 참 좋으세요! 한눈에 저희 가게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고르시다니. '천사의 키스' 전설 들어보셨죠? 맞아요, 피부를 더 윤기 있고 촉촉하게 만들어줄 스킨케어계의 명품, 수백 년간 엘리트 귀족들의 사랑을 받아온 '창백한 성스러운 이슬'이 지금 손님 손에 있답니다. 정말… 제가 급전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내놓지 않았을 거예요… 5만 폰즈! 이 보물은 이제 손님 것이에요!」
호토리는 손을 휙 저으며 가격에선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첨을 늘어놓던 상인은 난처한 표정으로 여러 번 망설이다가…
「손님 정말 얄짤 없으시네요! 그럼 5천 폰즈! 친구합시다!」
싸게 구매했거나 좋은 보물을 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입꼬리를 숨기지 못하고 탁자를 두드리며 「콜!」을 외친다.
이러다 반나절도 안 돼 속았다는 걸 깨닫고 화가 나서 술로 분을 삭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월말에 계산서를 받으면 또 얼굴을 찌푸리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보물」을 손에 넣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확실히 기쁨을 누릴 만하다.
「'미래'의 일은… '미래'에 생각하자고~」
오늘의 술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무제한 음료'란,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 요금을 내고 계산 전까지 드링크바에서 음료를 무한으로 가져다 마실 수 있는 방식… 이라고 메뉴에 적혀 있어요.」
「술도 무제한이야? 통이 크네~ 오늘은 다들 마음껏 즐기자. 꼬맹이들은 제일 비싼 주스로 가져와!」
「… 호토리처럼 뻔뻔하고 많이 마시는 손님이 오면 손해 보지 않을까?」
물론 이런 시스템은 통제가 안 되는 손님에 대비해서 대책을 마련해 뒀다. 각 음료별 제공 한도 외에 시간제한도 있지만… 호토리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호토리가 「무제한 음료」의 가성비를 최대로 누리려다 안주를 계속 추가하는 바람에… 모처럼의 외식이 예산 초과로 끝나버렸다.
인연이 깊은 옛 물건들
에이본 골동품 가게에서 골동품끼리 밤새 수다를 떤 적은 아직까지 없다. 아마도…? 어차피 말할 수 있는 물건이 몇 개 없으니까. 「타임 글로브」는 심심할 때 이리저리 구르며, 가게의 다른 물건들을 둘러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어이, 신참, 어디서 왔냐?)
(전에는 허름한 노점에 있다가, 눈에 띄어서 여기로 왔어. 998폰즈, 여기서는 싼 편이지?)
(자기 값어치를 모르는 물건들 엄청 많아. 예를 들어, 난 어둡고 좁은 데서 오래 있었거든… 긁혀서 생긴 흠집이 점점 커져서 원래 무늬랑 합쳐졌어… 그러다가… 빛이 들어오더니, 저 여자가 나를 꺼내들고 웃었어.)
(만족스러운 수상한 미소였어?)
(아니. 내가 거기 있다고 확신하는 듯한 미소였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미소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달까?)
(하하, 먼지 털고 보니까 생각보다 상태가 별로라서 그런 거 아냐?)
일어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토론이 「타임 글로브」의 눈 깜빡임 소리와 함께 점점 뜨겁게 이어졌다. 그리고 「아남의 거울」은 그저 평화롭게 거울 앞의 모든 침묵과 시간의 변화를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칠보 회중시계
칠보 공예로 만든 정교한 회중시계.
유령난초 문양의 윗부분에는 오랜 세월 속에서 빛바래진 눈동자 같은 주황색 옥석이 박혀 있다… 시계판은 여전히 밝고 섬세해 한 톨의 촌스러움도 묻어나지 않는다.
이상도 아니고 이능력 제품도 아니다. 아무리 아름답게 만들어졌어도 특별한 능력이 없는 평범한 회중시계일 뿐이다.
호토리는 한 번도 그 가치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 어쩌면 숨겨둔 진짜 보물일지도? 에이본이 파산 직전이 아닌 이상 절대 돈으로 바꾸지 않을… 최후의 보험일 수도 있다.
눈 구경하기 가장 좋은 때
눈 내린 츠키노키 가문의 정원을 보면, 옅은 먼지가 내려앉은 골동품처럼 예스러운 운치가 느껴졌다. 물론, 순백의 깨끗한 먼지 말이다.
그러나 그런 풍경은 매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려서, 호토리는 언제나 아쉬었다.
어릴 때부터 사계절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이 서글펐다.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바깥세상이 세상을 등진 이 가문에 가져올 변화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눈이 녹을 때야. 그러려면… 끊임없이 흘러가야 하지.」
눈 내린 풍경을 멈출 수 있을 만큼 여러 해가 지난 어느 이른 봄, 우연 어쩌면 필연적으로 오래전 잠시 집에 묵었던 문객을 만났다. 이미 나이가 지긋하게 든 노인이 된 상대와 대화를 나누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이것이 마지막 만남임을 인지한 호토리는 술을 따른 후, 진지하게 노인의 말을 듣고 소감을 말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불변이나 영원함이 아닌, 부서질 수 있는… 부서지고 있는 것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