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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관리국 E.T.D 4팀 대장, 백장.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농땡이 전문가이자, 트러블 메이커.
관리국 내부의 비밀 베이글 게시판에선 「E.T.D에서 가장 대장 같지 않은 대장은 누구?」라는 주제로 토론이 한창이다.
「혹시 4팀 백장 대장 악취미 있는 거 아님??」
「'혹시'라는 말 빼. 밤마다 자기 전에 당한 거 생각하면 이불킥하니까. 진짜 열받아아아아!」
「완전 공감. 그리고 따지러 갔는데 씩 웃고 있으면… 어휴, 주먹이 운다.」
…
꽤 재미있잖아?
백장은 반성은커녕 '좋아요'와 '즐겨찾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4팀 대장에 관한 소문은 정말 다양하다.
예를 들어 길게 땋은 은발 머리가 사신의 강령의 깃발이라는 둥, 팀원들 뒤에 숨어 약한 척하지만 실은 상대의 실력과 전략을 분석하는 중이라는 둥, 평소에는 실력을 숨기고 있다가 결정적일 때 본모습을 드러낸다는 둥, 면을 좋아하는데, 특히 파스타를 좋아하며 면을 두 동강 내서 삶는다는 둥(센스 없음) 등과 같은 소문은 거의 사실이며, 팀원들이 직접 확인해 준 것이다.
한편, 남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는 과거도 있다.
인정받지 못하던 방계의 아이가 제 발로 본가에 입성해 이능력을 개발하기까지, 소년은 서서히 꿈꾸던 「심연」에 빠져들었다. 너무 일찍 「생명」의 무게를 알았다. 그 무게는 마치 깃털 같아서 「입을 여는 순간」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아주 오래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속죄하기 위함인지 단순한 두려움 때문인지. 홀로 속절없이 팔랑이던 어린 잎사귀가 누군가의 손에 안착하는 순간… 그곳은 집이 되었다.
말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생명을 앗는 건 너무도 쉬웠지만, 정작 어떤 것도 지켜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여름에서 겨울, 봄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단풍은 노랗게 물들면서도 끝끝내 가지를 붙들고 있다.
오행은 금으로 수렴되어, 질서에 따라 만물이 귀결되는 「가을」, 그리고 그걸 대변하는 백장.
방계의 아이
「방계」는 인정받지 못한다.
백장은 어릴 적부터 적당히 순종적으로 고개 숙이는 법을 익혔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단 말인가? 더는 허리 굽히거나, 본가의 자식들에게 조롱당하고 싶지 않았다. 백장은 정적 속에서 가족들이 권력을 향한 탄식과 갈망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몸이 약한 어머니는 관절이 쑤실 때면 조용히 얼굴을 찌푸리며 참았고, 백장이 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작은 능력으로 어머니의 관절 부위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강해지면 모두를 지킬 수 있을 텐데.」
「강해지는」 유일한 방법을 알게 된 어린 소년은 서둘러 짐을 싸서 본가로 들어갔다.
저주와 축복
그의 말 한마디에 한 생명이 가볍게 아스러졌다. 내가 꿈을 꾼 것인지, 꿈에 내가 있는 건지… 「강해지겠다」는 일념 하나로 처절한 행동을 반복했다. 상대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얼굴… 그 소년은 왜 그토록 슬프고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가?
그 후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은 「저주」라고 믿었으니까.
선생님을 만나고, 이능력이 없더라도 말에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짧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일생의 고통과 번뇌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다는 것도.
「심연의 출구가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직접 뛰어들어야만 알 수 있지.」
그래서 두려움을 내려놓고 저주와 축복이 공존하는 심연으로 뛰어들었다.
새로운 삶
갓 태어난 아기처럼 처음엔 몇 글자만 겨우 읖다가 점차 문장을 말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침묵만 일관하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울고, 웃고, 소리치고… 온 힘을 다해 성대의 진동을 느꼈다.
백장은 목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새겨두려 했다. 말은 그에게 저주이자 축복, 힘, 그리고 짊어져야 하는 운명이니까.
다시 입을 뗐을 때 비로소 진정 새로운 삶을 얻었다.
달빛을 위하여
관리국의 애프터 티타임은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새로 나온 찹쌀떡은 개선이 필요하다. 백장은 이제 제대로 말을 하며, 가끔은 아슬아슬 선을 넘을 때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다 선생님 때문이다. 최근 들어 동료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긴 것 같아서, 종종 「나도 이해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의 헌터 파트너를 못 본 지도 오래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그 반지, 실은 자기 암시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결국… 처음 만난 그날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덤 앞에 선 「벙어리 소년」은 조심스레 술잔을 들어 올렸다.
선생님, 달빛을 위하여.
종착점
때로는 「나도 평범한 직장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밤마다 찾아오는 악몽에 잠을 설친다.
과연 자신이 그려온 종착점에 다다를 수 있을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거듭되는 비극을 끊어낸 후, 모든 잘못을 속죄할 때까지… 그렇게 아무런 후회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